이명박 대통령이 이번 주에도 아침부터 국민들이 재수 있을 권리를 빼앗아갔습니다. 자신의 정책 실패와 이념을 앞세운 분열책동을 국회에 떠넘기면서 나라 망신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이거 왜 이러세요... 시원한 물대포 사진 대문짝만하게 외신에 도배질하게 만들고 앰네스티까지 나서게 한 나라 망신은 어쩌려고요. 그런데, 뒤에 가서는 이런 얘기까지 하시더군요.

"금년 한해 나는 이념이나 지역을 떠나 경제를 살리고 서민의 고통을 덜어주는 일에 전념하겠다. 인기발언이나 하면서 행동하지 않는 대통령이 되지는 않을 것"

그냥 딱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을 못하면 인기라도 있던가...' 그래도 인기라도 있으면 국민들이 거짓일 지언정 희망이라도 가질 텐데, 인기도 없으니 도대체 뭔 희망을 가지라는 건지. 지도자의 말은 무척 중요합니다. 어려운 시기에 용기를 북돋워주는 지도자의 말 한마디가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고 다시 힘이 나게 만드는 법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대통령은 어째 말만 하면 사람 힘들 쪽쪽 빠지고 한숨이 푹푹 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 이건 뭐, 길거리에 차 많이 다닌다고 국민들한테 호통치고, 청년들 편한 일자리만 찾는다고 야단치고 있으니... 인기발언까지는 안 바라는데 굳이 지도자란 사람이 사람 밥맛 떨어지게 만드는 발언까지 할건 아니지 않습니까. 지금은 힘든 국민들 위로해 주고 다독여 줘도 모자랄 판에 나는 잘났고 너희들 평민 따위가 내 깊은 속을 뭐 알겠냐는 듯이 '인기발언이나 하면서...'라니, 어차피 하나도 잘 하는 것 없으니 인기 발언 하는 능력이나 그나마 있었으면 좋았을 걸, 그 능력조차 없다니 정말 하나도 볼 것 없다는 결론에 이릅니다.

그런데, 저렇게 인기에 관심 없는 척 하지만 사실 이 대통령은 인기를 얻기 위한 쇼는 종종 해 왔습니다. 라고 해야겠죠. 지난 연말에 가락시장을 방문해서 20년 묵은 버버리 목도리 풀어주고, 배추 500 포기 팔아 준 쇼가 바로 인기를 얻기 위한 쇼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 다음에 있었던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좀 올라가니까 자랑스럽게 가락시장 쇼의 효과를 들먹였습니다. 그리고는 이명박 대통령은 그 때 그 할머니를 청와대에도 초청하고, 신년연설 때에도 들먹이면서 여러 번 우려먹었습니다. 아동 성추행 미수 사건 났을 때 경찰서 찾아가서 호통친 것을 필두로 인기를 얻으려고 얕은 수작 부리는 쪽으로는 이명박 대통령만한 분도 드물지요.

나름대로 인기 얻어 보려고 만든 드라마가 시청률이 바닥을 친다든가, 인기 얻어 보겠다고 만든 가요가 반응이 영 썰렁하다든가, 이러면 꺼내는 얘기들이 있죠.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겠다", "인기에 연연하지 않겠다" 이런 거 말입니다. 물론 시청률이나 가요 차트에서 별 성적을 못 거두어도 '웰 메이드'란 찬사를 받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그래도 비평가들한테라도 성적을 잘 받는데, 아시다시피 이명박 정부는 전문가들에게조차도 형편 없는 성적을 받고 있습니다. 인기 좀 얻어 보려고 쇼하고 수작 부리다가 반짝 효과 밖에는 못 보고 인기는 바닥을 치니까 '인기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구차한 변명이나 하는 걸 보면 '저 포도는 시어서 어차피 못 먹을 거야'라고 말한 이솝우화의 여우가 생각납니다.

분야에 상관 없이 대중의 주목을 받는 사람들에게 인기 관리는 중요합니다. 일을 못하면 인기라도 있어야죠. 가수가 노래를 못하면 인기라도 있든가, 탤런트가 발연기를 하면 인기라도 있든가, 그러면 연예계에서 존재 가치가 그나마 있지만 실력도 없는데 인기도 없으면 뭐 어쩌라는 건지요. 그냥 연예계 퇴출입니다. 그래서 인기 발언조차 할 능력이 안 되시는 이 대통령을 위한 '인기 발언' 몇 가지 준비했습니다. 이런 말씀 하시면 인기가 확 급상승은 아니라도 조금은 올라갈 겁니다.
  • 대운하 안 하겠다, 확실히 포기하겠다.
  • 더 이상 이념 갈등 부추기지 않겠다. 역사는 역사학계에 맡기겠다.
  • 강만수 내보내고 경제 위기 제대로 헤쳐 나갈 사람 모시겠다.
  • 인터넷 탄압 안 하겠다. 인터넷도 여론이라고 생각하고 경청하겠다.
  • 언론 장악 안 하겠다. 구본홍 사장도 그만 두게 하겠다.
  •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 해결하겠다. 힘 있다고 막무가내로 밀어붙이지 않겠다.
써 놓고 보니까 역시 그 분에게 '인기 발언'을 기대하는 건 무리일 것 같습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 보니까 엄청 열 받네요. 그러니까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들이 인기 발언이나 좀 하고 그러면 지지율 확 올라가는, 그런 얄팍하고 한심한 사람들도 보이나 보죠? 하긴, 지난 대통령 선거 때 '주가지수 3000'이니 '성장률 7%'니 하는 이루지도 못할 인기 발언으로 대통령이 됐으니 그렇게 국민들을 우습게 볼 것 같기도 하네요.
Posted by MP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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