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른바 '사채 광고', 정확히 말하면 대부업체 광고에 나온 연예인들에 대한 논란이 많네요. 아무래도 대다수는 비난 여론이죠. 팬들의 사랑으로 스타가 된 연예인들이, 서민들을 구렁텅이로 빠뜨리는 사채업 광고에 나섰다는 그런 비난 말이죠. 그래서 김하늘 씨는 돈 일부 토해내고 중도에 계약 파기하고, 최수종 씨도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봉사활동으로 '속죄'하겠다고 얘기했습니다만.

그런데 저는 이번 논란을 보면서 몇 가지 궁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차피 그런 대부업체들도 따지고 보면 법의 테두리 안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이란 말이죠. 그 정도 광고를 하는 회사들은 66% 이자제한법도 지키고, 또 돈 안 갚은 사람들한테 독촉하는 것도 법의 테두리에서 하는 거라 이거죠. 뭐 사람들이 모든 대부업체들이 신체포기각서 쓰게하고, 폭력배 동원하고, 그런 것처럼 얘기하지만, 그런 건 아니라 이겁니다.

그리고 이른바 대기업 계열의 캐피털 광고에 대해서는 별 얘기가 없습니다. 어차피 그런 회사들도 대부업체들보다 좀 낮을 뿐이지, 은행 이자하고 비교하면 꽤 높은 이율입니다. 거기라고 연체하면 매일같이 독촉 전화 안 하겠습니까? 오십보백보죠.

제가 이 얘기를 하는 건, 사채 광고에 나온 연예인들을 편들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다만, 이 문제의 촛점이 연예인 쪽으로 몰리는 것을 보면서, 진짜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 한 마디 하고 싶어서입니다. 이자제한법을 고쳐서 이자율을 40% 아래로 끌어 내리자는 운동을 가로막은 건 바로 정부였습니다. 그렇게 하면 사채 자금이 음성화된다, 그런 얘기죠. 하지만 지금 66%도 정부에서 제대로 관리 못해서 서민들 중에는 몇 백 퍼센트가 넘는 살인적인 금리에 허덕이는 판입니다. 그리고 66%란 이자가 감당하기 힘들다는 것은 이미 지금 대부업체 출연 연예인에 대한 비난 여론에서 충분히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정부에서는 감당하지 못할 이자를 보호하는 이유가 뭡니까? 어차피 서민들이 감당하기 힘든 이자라면 양성과 음성이 도대체 무슨 차이가 있을까요? 있긴 있죠. 세금. 양성화가 돼야 수입 파악이 되고 세금을 매길 수 있으니까요.

물론 대중들의 사랑으로 스타가 된 연예인들이, 대중들에게 피해를 주는 광고에 등장하는 것은 분명히 좋지 않은 일이고, 연예인들은 될 수 있으면 이런 광고에 나서지 않는 것이 좋을 겁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이런 심한 이자율이 법으로 보호를 받고 있으며, 비난 여론에도 정부에서는 사채업자들의 편만 들고 있다는 점입니다. 일본에서는 이미 사채업 이자 제한이 20%대로 낮춰져 있습니다. (그래서 일본 자본이 요즘 우리나라에 계속 유입되고 있죠) 왜 우리나라는 못하는 걸까요? 정부가 능력이 없기 때문일까요?

이번 논란이 그저 연예인들에 대한 비난에 그치지 않고, 정부를 압박해서 등록된 대부업체의 이자 비율 역시 40% 아래로 낮출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지금은 비등록 사채는 40%, 등록 사채는 여전히 66%입니다) 또한, 지금처럼 까다롭기 그지 없는 은행 대출도 개선되었으면 합니다. 결국 은행에서 돈을 빌릴 수 없으니까 서민들이 대부업체로 몰리는 거 아니겠습니까? 은행에서 돈 빌릴 수 있는 자격이 되는 사람이 김하늘 때문에 러쉬앤캐시에서 돈 빌리지는 않을 거 아닙니까? 이번 일이 단순히 비난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서민들이 좀더 좋은 조건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대안 마련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봅니다.
Posted by MP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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