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서는 명성이 높은 알바로 팔라시오스, 이 이름만 보고 샀습니다. 같은 와이너리의 라 몬테이사는 이미 마셔 본 적이 있는데 그보다 하나 아래 급입니다. 가격이 그리 비싸지 않은 데다가 마침 세일까지 해서 모셔 왔지요.
첫 잔의 향을 맡을 때부터, '아, 괜히 팔라시오스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별로 비싸지 않은 와인에서도 이렇게 강렬하고도 복잡한 향이 나올 수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딸기향이 살짝 올라오면서 코를 싸아하게 자극하는 허브, 불에 살살 그을린 오크, 그리고 연유향이 뒤따릅니다.
맛은 탄닌이 강하고 처음에는 예리한 느낌의 산미가 느껴지지만 시간이 지나면 나무 태운 느낌에 더해서 커피맛이 강렬하게 덮쳐버립니다. 역시 시간이 지나니 탄닌감이 점점 활발해집니다. 2006 빈티지니까 아직은 이렇게 왕성하면서도 약간 거친 듯한 느낌은 당연하겠죠. 무엇보다도 집중력이 강하고 공허한 느낌이 거의 없다는 게 가격을 넘는 기량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정도 가격대라면 강하게 들이대기만 하고 뒷심이 부족한 경우가 종종 있는데, 끝까지 잘 버텨주는 느낌이 좋습니다(끝까지 계속 밀어 붙이는 정도까지는 아닙니다만).
그런데 2006 빈티지인데도 침전물이 꽤 있습니다. 벌써 이렇게 됐나? 어쨌거나 역시 팔라시오스다, 싶은 느낌을 주는 빈틈없는 와인입니다.
- bottled by: Bodegas Palacios Remondo SA
- grape varieties: 50% Tempranillo, 50% Garnacha
- appellation: Rioja DOCa
- alchol: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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