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시대에 걸맞지 않게, 저는 신문 두 개를 구독해서 보고 있습니다.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을 보고 있는데, 아무래도 종이신문이 가지고 있는 특성이라든가 인터넷 신문에서는 자칫 놓치기 쉬운 기사를 종이신문을 통해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고, 또 조중동 안티만을 할 게 아니라 그래도 '싹수 있는' 신문이 성장하도록 도울 필요도 있다 싶어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구독료를 제때 제때 내지는 못합니다. 깜빡 잊어버리고 몇 달씩 밀렸다가 나중에 가서야 어이쿠, 하는 생각에 몇 달치를 한꺼번에 내는 일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점은 신문사 임직원 여러분들께 사과 말씀드리고... 아무튼 어제도 경향신문에서 몇 달치 밀린 구독료를 합산해서 청구한 고지서가 왔는데 전부터 느꼈던 찜찜한 점 한 가지를 얘기해 볼까 합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별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지로용지입니다. 그런데 왼쪽을 자세히 보시면 고무도장이 찍혀 있습니다. 여기에는 '지로대행 중앙일보'라고 적혀 있습니다.




게다가 아래를 보면 '중앙일보 독자를 위한...' 어쩌고저쩌고 하는 문구가 쓰여 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이 지로용지는 원래 중앙일보 구독료 수납용으로 만들어진 것이고, 이 지로용지로 경향신문 구독료를 내면 일단 중앙일보 쪽으로 돈이 들어간 다음에 경향신문으로 전달된다는 얘깁니다. 용지에 나와 있는 지로용지로 조회를 해 보면 청구기관은 '중앙일보 서교고객서비스센터'로 나옵니다. 그러니까 제가 사는 지역에서는 중앙일보 지국이 경향신문 요금 수납과 같은 업무를 대행한다는 얘기입니다.

아마 경향신문 쪽에서도 알고 있겠지만 경향신문 구독자 중에서는 조중동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꽤 많을 겁니다. 저 역시도 그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만, 그래서인지 이 지로용지를 받을 때마다 기분이 좀 찜찜합니다. 물론 경향신문 본사 차원에서라기보다는 지국 차원에서 이렇게 하는 것이겠죠. 또한 아직까지는 경향신문의 구독 부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독자적으로 지국을 세우고 업무를 보기에는 시장 규모가 너무 작아서 중앙일보 지국에 위탁을 하는 것이겠지만, 어쨌거나 제가 내는 구독료가 결국 일부나마 중앙일보 지국에 들어가는 셈이니 썩 달갑지는 않습니다. 그나마 예전에는 청구서에 아예 '중앙일보 서교고객서비스센터'라고 찍혀 나오던 것이 이제는 '경향신문 서교고객서비스센터'라고 나오고 있습니다.

밀린 구독료를 내고 나니까 뒷맛이 좀 찜찜합니다. 그래서 경향신문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니까 자동이체로 구독료를 내는 방법이 있더군요. 다음 달부터는 이 방법으로 구독료를 내야겠습니다. 사실 지로용지에는 엉뚱한(물론 원래 중앙일보 구독료 청구서니 당연할 수도 있겠지만) 중앙일보 구독료 자동이체 안내가 되어 있어서 경향신문도 자동이체로 구독료를 낼 수 있다는 걸 미처 몰랐습니다. 제가 사는 동네가 그래도 사람들이 꽤 사는 곳인데도 이러니 아마도 경향신문이나 한겨레신문에서 직접 지국을 운영하기에는 판매 부수가 적어서 이렇게 다른 지국에 수납 업무를 맡기는 경우들이 꽤 많을 텐데, 그런 경우 어느 신문 지국으로 위탁되고 있는지 한번쯤 확인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쨌거나 결론은 싹수 있는 신문이 성장해서 지금처럼 조중동 지국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없어져야겠죠.
Posted by MP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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