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블로거뉴스가 인기를 얻으면서 블로거뉴스로 글을 발행하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눈여겨 볼 것은 이제는 기자와 같은 '뉴스 전문가'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아무래도 저같이 다른 일을 하면서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아마추어들은 뉴스 생산 능력에서는 직업이 취재이고 뉴스를 만드는 기자들보다 떨어지기 때문에 밀릴 수밖에 없죠. 그래서 요즘 들어서 기존 언론사의 기자들이 블로거뉴스의 '좋은 자리'를 점령하는 비율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기자들의 블로그들을 보면 기사로는 쓸 수 없는 뒷얘기들이라던가 비화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좋게 볼 부분도 많은 데다가 블로그를 통해서 기존 언론의 한계를 뛰어넘는 실험들도 벌이고 있습니다. 특히 <시사IN>의 고재열 기자님이 운영하는 독설닷컴이나 <경남도민일보>의 김주완 김훤주 기자님이 운영하는 지역에서 본 세상과 같은 블로그들은 진정한 '파워블로그'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블로그들입니다.
하지만 제가 문제를 제기하고 싶은 것은, 뉴스 기사를 단순히 '블로그'로 형태만 바꿔서 블로거뉴스로 내보내거나 아예 뉴스 사이트의 기사 그대로를 RSS를 이용해서 블로거뉴스로 그대로 발행하는 일부 언론사의 행태입니다. 11월 16일에 블로거뉴스 베스트로 올라온 '장원삼 "지금 심정 뭐라고 말하기 곤란"' 기사가 그렇습니다. 블로거뉴스에서 이 기사의 링크를 들어가 보면 인터넷 한국일보 사이트가 그대로 뜹니다. 약간 차이가 있다면 '뻑가뉴스'라는 사이트로 주소가 digital.hankooki.com 입니다. 하지만 이 기사는 스포츠 전문가인 기영노 씨의 칼럼인 '기영노 스포츠 콩트'이고 한국일보에도 그대로 실린 기사입니다.
그런데, 미디어다음에서 검색을 해 보면 역시 같은 기사가 뜹니다.
위 링크로 들어가 보면 똑같은 기사가 그대로 뜹니다. 다만, 아까와는 달리 '뻑가뉴스'가 아닌 인터넷 한국일보 메인 사이트인 news.hankooki.com 라는 점이 다를 뿐입니다.
다시 말해서 한국일보는 똑같은 기사를 언론사 뉴스 채널인 미디어다음으로도 보내고, 블로거뉴스로도 보내고 있는 셈입니다. 블로거뉴스에서 베스트는 물론이고 베스트 이슈까지 걸렸으니 이 기사는 1타 2피가 된 셈입니다.
과연 '블로거뉴스'란 뭘까요? 블로거뉴스가 갖는 의미는 단순한 메타블로그라기보다는 기존 언론사의 뉴스들이 다루지 못하거나 다루지 않는 빈 곳을 채워주는, 다시 말해서 뉴스 사이트를 보완해주는 블로그만이 갖는 개성과 힘에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블로거뉴스가 단순히 미디어다음을 비롯한 포털 사이트의 뉴스 채널과 다를 게 없는 똑같은 기사들로 채워진다면 심각한 문제입니다.
앞에서 예로 들었던 한국일보와 비슷한 또다른 예가 코메디닷컴입니다. 건강 의학정보를 주로 다루는 뉴스 사이트인 코메디닷컴은 다음에는 기사 제공을 하고 있지 않지만 네이버에는 기사 제공을 하고 있습니다. 코메디닷컴에서는 '코메디닷컴 기자들의 우돌좌충'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어서 이 블로그의 포스트가 종종 블로거뉴스 베스트로 뽑히는 것은 물론이고 11월 2째주에는 베스트 블로거 기자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블로그의 내용은 '우돌좌충記' 카테고리를 뺀다면 코메디닷컴 뉴스 사이트에 올라온 기사를 매체만 바꿔서 그대로 올리는 것에 불과하고 베스트 기사로 뽑히는 포스트도 역시 코메디닷컴 뉴스 사이트에 올라온 기사를 그대로 퍼온 것들 뿐입니다. 예를 들어서 최근 베스트에 올라온 ''스타의사' 송명근 200억 기부?..."글쎄?"'란 포스트는 네이버 뉴스에서도 검색됩니다.
물론 코메디닷컴은 한국일보와는 달리 미디어다음에는 기사 제공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블로거뉴스에 기사를 발행하는 것에 나름대로 이유를 찾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코메디닷컴 뉴스 사이트에서 포털 사이트에 제공하고 있는 것과 똑같은 기사를 그저 매체만 블로그에다 그대로 베껴 놓은 다음에 블로거뉴스로 발행하는 것이 과연 블로거뉴스가 가지고 있는 의미에 부합하는 것인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블로거뉴스가 가지는 개방성 때문에 블로거뉴스는 점점 인기를 얻고 있으며 우리나라 블로그의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서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들, 심지어는 뉴스 전문가인 기자까지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블로거뉴스 베스트 단골이 되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아마추어 블로거들은 블로거뉴스에서 점점 설 땅이 좁아지는 게 현실이지요. 그것까지는 좋지만 포털에서 제공하는 것과 똑같은 기사를 단지 포장만 '블로그'로 바꿔 씌워 블로거뉴스로 발행하고, 이런 뉴스가 블로거뉴스에서 베스트를 차지함은 물론 심지어는 베스트 블로그 기자로 뽑히기까지 하는 일이 늘어난다면 블로거뉴스는 기존 언론 매체가 다루지 못하는 부분을 보완해주고 기존 언론의 한계를 넘는 대안을 제시하는 특성을 잃어버리고 기존 언론 매체들이 점령하는 그저그런 뉴스 채널로 전락할 것입니다. 물론 블로거뉴스에 글을 발행하고 있는 블로거들도 입맛이 씁쓸할 수밖에 없겠지요. 적어도 주요 포털에 뉴스 기사로 제공되는 기사를 그대로 블로거뉴스로 발행하는 경우에는 블로거뉴스 베스트에서 제외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싶습니다. 블로거뉴스가 기존 언론 기사들의 '재활용 센터'가 되어서는 곤란하지 않을까요?
'전광석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블로거뉴스AD에서 탈출하다 (4) | 2009/01/01 |
|---|---|
| 생활 속의 MS 윈도우 (14) | 2008/11/21 |
| 뉴스 매체의 블로거뉴스 참여, 문제 있다 (18) | 2008/11/18 |
| 휴대폰이 보이스 레코더보다 낫네? VITO Audio Notes (2) | 2008/11/14 |
| 스마트폰 죽인 SK텔레콤의 적반하장 (22) | 2008/11/05 |
| 임시삭제, 보증금 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5) | 2008/10/18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