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 요즘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모델은 아마도 'T옴니아'일 것입니다. 삼성전자에서 아이폰을 잡아 보겠다고 햅틱 인터페이스를 적용하고 8G/16G 내장 메모리를 탑재하고 있는, 지금까지 나온 국산 스마트폰으로는 제원이 가장 높은 수준인 모델입니다. 물론 그만큼 가격도 비싸서 초기 가격은 저가형 노트북보다 더 비싼 100만원 안팎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는 판입니다. 사실 외국 시장은 이미 주도권이 스마트폰으로 옮겨 가고 있는 상황입니다만 우리나라에서는 이동통신사들의 외면과 선택의 폭이 무척 좁은 환경에서 그야말로 소수 마니아들만이 쓰고 있는 상황이라서 새로운 모델 하나만 나와도 스마트폰 사용자층에서는 꽤나 기대가 큰 편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T옴니아를 출시하면서 SK텔레콤 김신배 사장이 한 말이 듣는 스마트폰 사용자 기분 참 나쁘게 만들었습니다. 어쩜 그렇게 입에 침도 안 바르고 거짓말을 하는지, 양심이 의심스러울 정도라고나 할까요?
김신배 에스케이텔레콤 사장은 "아이티 강국인 우리나라에서 왜 아이폰과 같은 혁신적인 스마트폰이 없을까 하는 생각에서 올해 초 삼성전자에 공동개발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다른 이통업체의 러브콜에도 에스케이텔레콤과 먼저 손잡은 것도 '최강이 뭉쳤다'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참조 기사 : 한국형 스마트폰, 이번엔 지갑 열까
혹시나 진짜 몰라서 저런 말을 하는 건가 싶어서 김신배 사장님께 알려드리겠는데, IT 강국인 우리나라에서 아이폰과 같은 혁신적인 스마트폰이 안 나오게 만든 주범이 SK텔레콤입니다. 자기 회사의 이익에만 눈이 어두워서 스마트폰 말살정책으로 일관해 온 주범이 누군데 이제 와서 적반하장으로 저렇게 나오는지 어처구니가 없고 화가 날 지경입니다.
참고로, 저는 6년 전부터 PDA폰/스마트폰을 써 왔습니다. 아이팩에 CDMA 모듈을 부착해서 쓴 것을 필두로 해서 잠시 일반 휴대폰을 쓰다가 2년 전에 SCH-M420을 썼고 최근에 SCH-M480으로 바꿨습니다. 모두 SK텔레콤입니다. 그런데 스마트폰에 대한 SK텔레콤의 요금이나 서비스 정책은 한마디로 '스마트폰 쓰지 마라'였습니다. 물론 다른 이동통신사도 스마트폰에 썩 호의를 가진 정책을 펼치진 않았습니다만 SK텔레콤보다는 양반이었지요.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SCH-M420과 같은 모델로 KTF에는 SCH-M4300이란 모델이 있습니다. 거의 똑같습니다만 차이가 있는 부분이 바로 Wi-Fi 지원입니다. M4300에는 Wi-Fi가 있습니다만 M420에는 이게 빠져 있습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KTF 쪽은 KT에서 네스팟 서비스를 하기 때문에 Wi-Fi를 넣었지만 SK텔레콤 쪽은 공중 무선랜 서비스가 없습니다. (WINS라고 있긴 있었지만 거의 시늉만 내다가 슬그머니 없어졌지요) 그러니 Wi-Fi를 넣으면 자기들이 CDMA망 데이터 통신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줄어들 것 같으니 삼성전자 쪽에 Wi-Fi를 빼버리도록 한 거죠. 최근에 들어서야 SK텔레콤 스마트폰에도 Wi-Fi가 들어가고 있습니다. 똑같은 스마트폰 모델에 대해서 다른 이동통신사와 비교해서 스펙 다운이 가장 심한 게 SK텔레콤입니다.
요금 정책을 봐도 데이터 통신에 대해서 가장 비싼 요금을 물리고 있는 곳이 SK텔레콤입니다. 물론 다양한 데이터 정액제 요금이 제공됩니다만, 대부분은 PDA폰/스마트폰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스마트폰으로 마음놓고 쓸 수 있는 정액제는 NET1000/NET2000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만, NET1000은 한 달 1GB 제한에 요금이 23,500원입니다. NET2000은 2GB 제한에 요금은 4만 원이 넘어갑니다. 1만 원으로 10만 원어치까지 쓸 수 있는 데이터퍼펙트가 있긴 합니다만, 10만 원어치면 꽤 많을 것 같아 보여도 기껏해 봐야 33MB 정도 용량입니다. 요즘 웹 페이지 하나 로딩하려고 해도 수백 KB 넘는 경우가 많은데, 33MB면 며칠 쓰지도 못하고 한도에 걸립니다.
게다가 예전에는 윈도우 모바일로 제공되던 네이트온 개발도 중단하고 서비스까지도 중단했습니다. SK텔레콤에서 제공하는 윈도우 모바일용 서비스는 거의 없다고 봐도 됩니다. PDA용 네이트 서비스와 네이트 브라우저가 있긴 합니다만, 쓸만한 서비스는 거의 없는 껍데기에 가까운 녀석이 용량만 잔뜩 잡아먹고 앉아 있기 때문에 보통 스마트폰 유저들은 초기화 뒤에 가장 먼저 가용 메모리 확보를 위해서 네이트 브라우저를 날려버립니다. 최근에는 네이트 브라우저를 없애고 웹 기반의 My Smart 서비스를 내놓았습니다만 쓸만한 서비스가 없기는 여전합니다. 그리고 다른 이동통신사에게도 해당되는 얘기지만 SMS/MMS도 우리나라끼리만 이상한 형태로 쓰고 있어서 외국의 SMS/MMS 프로그램을 (변태적으로 고치지 않는 한은) 쓸 수 없는 문제, 시스템 락, MP3 벨소리 막기와 같이 자기들 이익만을 위해서 스마트폰의 많은 장점들을 죽여 버린 상태입니다.
스마트폰을 쓰는 가장 큰 이유는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겠습니다. 첫째는 컴퓨터와 연동시켜서 일정이나 연락처를 비롯한 다양한 정보를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다는 것, 둘째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내가 원하는 대로 설치할 수 있다는 것, 셋째는 인터넷 접속을 통해서 웹 서핑을 비롯한 다양한 웹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인데, SK텔레콤은 자기들의 이익을 위해서 둘째와 셋째 장점을 거의 날려버렸습니다(물론 다른 이동통신사도 마찬가지입니다만 SK텔레콤은 그 정도가 유독 심했지요). 그러니 스마트폰을 쓸 매력이 확 떨어지는 것이죠. 현재 이동통신 3사 중에서 스마트폰 유저 비율이 제일 적은 통신사가 SK텔레콤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나마 KTF는 KT가 네스팟이나 와이브로와 같은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어느 정도 스마트폰에 대한 관심을 주고 있는 편이고, LG텔레콤도 SCH-M4650 같은 좋은 스마트폰을 내놓으면서 지원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SK텔레콤은 새로운 모델이 나와도 거의 신경을 쓰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제가 쓰고 있는 M480 미라지폰도 전과는 달리 Wi-Fi 지원도 되고 제원도 많이 좋아져서 'SK텔레콤 모델로는 처음으로 쓸만한 게 나왔다'는 반응이 많습니다만 여전히 지원은 형편 없습니다.
SK텔레콤이 스마트폰 말살정책을 써 온 이유는 간단합니다. 스마트폰 시장이 커지면 자기들 이익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일반 휴대폰을 쓰면 인터넷 접속이나 컨텐츠 서비스에서 자기들이 통로에 떡 버티고 앉아서 '통행료'를 먹을 수 있지만 스마트폰은 다양한 우회 경로가 있기 때문에 통행료를 받아 먹을 여지가 줄어들기 때문이죠.
이렇게 스마트폰을 외면하고 눈앞의 이익 때문에 스펙 다운까지 시키면서 스마트폰 말살 정책을 펴 온 SK텔레콤이 요즘 글로벌 대세가 스마트폰으로 옮겨가고, 한국에서도 더 이상 따로 놀기를 고집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 되자, 이제 와서 '아이티 강국인 우리나라에서 왜 아이폰과 같은 혁신적인 스마트폰이 없을까' 같은 철면피같은 소리를 하는지 참 할 말이 없을 지경입니다. 거짓말을 하려면 입에 침이라도 바르고 거짓말을 해야지, 자기들이 스마트폰 시장 다 죽여 놓고 이제 와서 어떻게 저렇게 뻔뻔할 수 있는지, 어이가 없을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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