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야구에 대한 전문가는 아닙니다만, 가끔 야구를 보긴 합니다. 요즘처럼 플레이오프나 한국시리즈를 할 때에는 싫어도 보게 되는 경우(식당이나 술집 같은 곳)도 종종 있지요. 아무튼 이런 경기에서 무척 중요하게 강조되는 게 투수 로테이션입니다. 혼자서 완투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적어도 2-3명을 쓰는 경우가 많은데 언제 교체할 것인지, 이게 중요합니다. 물론 선수를 적게 쓸 수록 좋겠지만 바꿀 때는 바꿀 줄도 알아야 합니다. 특히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투수가 뭔가 위기를 돌파할 능력을 못 보여줄 때에는 더더욱 과감하게 투수를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 경제가 계속 추락하면서 경제계의 '투수'라 할 수 있는 강만수 장관에 대한 교체 요구가 계속 높아지고 있습니다. 여당 안에서도 강만수 장관이 지금 위기를 막을 능력이 없다는 불만이 높아지고 있는데... 문제는 감독 격인 대통령은 여전히 '시기상조'라면서 요지부동입니다. 그러니 한나라당 지도부에서도 이에 동조해서 '시기상조다,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 바꾸는 건 오히려 좋지 않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럼 도대체 언제가 '투수 교체 시기'인가요?
지금 상황을 야구로 말하면 계속된 실투로 안타에 볼넷에 홈런까지 맞은 상황입니다. 강만수 장관의 실투에 대해서는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투수가 볼 컨트롤이 안 되면 망하기 마련입니다. 강만수 장관도 입 컨트롤이 안 돼서 계속 오락가락 이상한 공만 던지면서 계속 얻어 맞는 상황입니다. 처음에 고환율 정책이라는 완전 실투로 한 방 제대로 맞았고, 전 정권에서 득점해 놓은 것, 다시 말해서 외환보유고도 슬금슬금 까먹고 있는데 별 약발이 안 보입니다. 이제는 강만수 장관이 무슨 공을 던져도 시장에서 펑펑 두들겨 맞는 상황이 되고 있지요. 한마디로 '백약이 무효'이고 강만수를 계속 투수로 세워 놓으면 자칫 콜드게임패로 작살이 날 상황입니다. 그렇다고 강만수 장관이 노련해서 위기 상황에서 솜씨 좋게 빠져 나온 경험이 많느냐, 그것도 아니죠. 오히려 IMF라는 참패 경력만 있다면 있을까?
그런데도 '시기상조'라면 도대체 무슨 얘기일까요? 콜드게임 패로 경기 다 끝난 다음에 교체하겠다는 건지, 아니면 강만수라는 투수로 이미 대량실점 상황이 된 이 경기를 득점력으로 뒤집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지요? 그런데 야구라는 게 투수 따로 타자 따로가 아닙니다. 저렇게 투수가 펑펑 두들겨 맞으면 득점을 내야 하는 경제 주체들도 힘이 빠져서 의욕을 상실하고 투수와 감독의 작전을 믿지 못하게 됩니다. 그런데 어디 득점을 낼 수 있을까요? 그런데도 계속 '투수 교체는 시기상조'라고 고집을 피우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이미 대량실점으로 시기를 놓치고 투수를 교체해 봐야, 다음 투수도 힘이 안 나서 계속 두들겨맞게 마련입니다. 경기를 뒤집을 희망이 거의 없는데 바뀐 투수가 어디 힘이 나겠습니까? '자신은 패전처리 신세일 뿐'이라는 생각 때문에 제 실력이 안 나오게 마련입니다.
사실 투수 교체 시기를 잘못 잡아서 경기를 망쳤을 경우, 물론 잘 못 던진 투수도 문제지만 오히려 교체 타이밍을 놓친 감독에게 더 큰 비난이 가곤 합니다. 어떤 투수도 패전이란 멍에를 지고 스스로 내려가고 싶지는 않으니 말입니다. 그러니 감독이 신중하게 판단해서 지금 상황에서 투수가 상황을 개선시킬 능력이 없다면 과감하게 바꿔 주는 게 감독이 할 일입니다. 고집이나 피우고 팀을 참패의 나락으로 빠뜨린다면 아마 구단주는 투수가 아니라 감독을 갈아치울 겁니다. 성적이 너무 나쁘면 계약기간, 다시 말해서 임기 다 못 채운 감독을 시즌 중반에 잘라버릴 수도 있습니다. 이미 감독님께서는 투수 교체 시기를 놓쳐버린 듯합니다. 오늘 한국은행이 0.75%나 금리를 내렸지만 환율은 오르고, 코스피도 떨어지다가 연기금으로 억지 상승했기 때문입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이런 강력한 대책을 내면 하루라도 주가가 폭등하는데 우리나라는 그런 반짝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자... 이 '한국 경제'라는 게임의 구단주가 누군지 아시겠죠? 대한민국 팀의 주인은 국민입니다. 그렇게 얻어맞고 있는 투수를 끝끝내 교체 안 한다고 고집만 피우다가, 꼭 구단주가 시즌 중에 감독을 갈아치우는 모습을 보셔야 속이 시원하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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